중국 증시 강세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중국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금융발전실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난 2분기말 기준 59.7%를 기록했다.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 비율은 한 국가 경제의 건전성을 점검하는 지표로 쓰인다.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3년 1분기말 31.1%로 처음 30%를 넘은 데 이어 7년여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작년 말 55.8%에서 반년 만에 3.9%포인트 뛰는 등 최근 상승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들어 코로나19로 경기가 하강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나기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식을 사려고 돈을 빌리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3월20일 연중 최저점(2660.17)을 찍은 뒤 상승세를 이어가 지난 13일에는 3320.73을 기록했다. 5달여 만에 25%가량 올랐다.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없다(FOMO·fear of missing out)'는 심리가 개인들을 주식 투자로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고, 중소기업과 개인 파산을 막기 위해 은행들에 대출 연장을 독려하기도 했다. 국영 매체들은 중국 경제가 코로나19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고 연일 보도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개인들의 과도한 몰입을 자제시키기 위한 조치도 내놨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시중 은행과 대부업체들에 6조6000억달러(약 7800조원)에 달하는 소비자 대출에 대한 관리 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그룹 계열 앤트파이낸셜 등 대형 금융회사들은 대출 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없으며, 적발 시 즉시 회수한다는 각서를 받고 있다.
앤트파이낸셜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는 한 개인투자자는 "각서를 쓴다 해도 내가 빌린 돈을 실제로 어디에 쓰는지 금융회사가 어떻게 아느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개인투자자는 "3만위안(약 510만원)을 빌리면 두세 주 만에 수천위안을 벌 수 있는데 대출 회수 위험 정도는 감수할 만 하다"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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