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문화재단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 DMZ』 사진집을 발간했다.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열리는 박종우 사진전 《비무장지대 DMZ》와 연계하여 발간된 이 사진집은 6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비무장지대와 함께 남한과 북한을 나누는 또 다른 경계인 한강하구 중립수역, NLL등도 함께 다루고 있다.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흐르는 북한강과 임진강, 안개에 싸인 태봉국 궁예도성 터, 2018년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폭파, 철거돼 이제는 사라져버린 GP 등 비무장지대 내부에서만 만날 수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책에 실린 사진들 중 항공사진은 국방부가 제공한 헬리콥터를 타고 비무장지대를 동과 서로 오가면서 촬영한 것들이다. 임진강 상류에 북한이 건설한 5월4일댐,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동부 산악지대의 직벽에 가까운 남방한계선, 폭이 8킬로에 달하는 한강하구, 최근 논란이 되었던 북방한계선 함박도 등 하늘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들이 포착돼 있다.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 인근에서의 비행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제는 다시 촬영할 수 없는 사진들이 됐다.
사진집은 한국전쟁 정전협정문과 첨부지도 11장 사본을 부록으로 포함한다.
정전협정 체결 당시 대한민국이 협정에 참여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 북한, 중국 세 나라만이 협정문에 사인을 했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작성된 9부의 원본은 워싱턴, 평양, 베이징에 각각 3부씩 보관되어 있다. 정전협정문과 지도가 출판물로 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부산 해운대에 자리잡은 고은사진미술관은 오는 26일까지 2020년 첫 번째 전시로 박종우 사진전 《비무장지대 DMZ》를 연다. 모두 200여점의 사진이 선보이는 이 사진전에서는 특히 비무장지대 내에 있는 휴전선감시초소 GP 75개소의 사진이 공개된다. 과거 GP는 군사비밀로서 대외공개가 금지돼 있었다.
박종우 작가는 2009년 비무장지대 내부 기록을 시작한 이후 분단으로 인해 파생된 풍경과 현상에 관한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고은사진미술관과 부산 프랑스문화원 아트스페이스 두 곳에서 펼쳐진다. 고은사진미술관 본관에서는 육지의 경계(비무장지대 DMZ)를, 아트스페이스에서는 바다의 경계(북방 한계선과 한강하구 중립수역)를 나눠 전시하고 두 공간을 외부 펜스의 설치 작업으로 연결하면서 관객들을 분단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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