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을 잇는 그룹을 만들겠다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형만한 아우는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주제곡은 무려 아이유가 불렀고, 올해 초 SBS '스토브리그'로 신드롬을 일으킨 배우 남궁민이 진행자로 나섰다.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의 불법 순위 조작으로 자존심에 타격을 입은 CJ ENM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제2의 방탄소년단'을 찾겠다고 나섰지만 시청률은 0.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이 최고 기록. Ment '아이랜드'의 이야기다.
첫 방송에서 '아이랜드'는 방탄소년단을 탄생시킨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오디션 명가' Mnet의 노하우를 쏟아부는 방송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실제로 Mnet은 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트와이스 멤버를 뽑는 '식스틴'을 함께 하며 재미를 본 경험이 있다.
자본도 쏟아부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CJ ENM이 '아이랜드'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200억 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반부를 돌아선 '아이랜드'에 대한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보는 사람은 본다"며 자위하고 있지만, 히트 보증수표인 방탄소년단을 출격시킬 만큼 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I.O.I, 워너원, 아이즈원의 탄생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아이랜드'에 대한 반응이 "예전만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Mnet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으로 데뷔 그룹인 엑스원이 제대로 활동도 하지 못했다는 호재가 있었음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웠던 활동이었다. 그 사이 에이티즈, 온앤오프, 더보이즈 등이 무섭게 팬덤을 키우면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이랜드'와 TXT는 그동안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로 꼽혔던 멤버 개개인의 역량과 독특한 세계관을 그대로 녹여넣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아이랜드' 연습생들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4명이었고, TXT 역시 방탄소년단의 세계적인 인기 후 "입소문 난 연습생은 모두 빅히트로 갔다"는 말이 나온 후 데뷔했다. 멤버 개인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
여기에 방탄소년단이 '화양연화'를 시작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한 것처럼 TXT는 '꿈', '아이랜드'는 초호화숙소를 배경으로 멤버 개개인의 서사를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기획과 전략으로 이뤄진 게 아님을 두 차례의 사례가 입증한 것.
그렇지만 세븐틴과 여자친구가 컴백하면서 이전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출연했던 MBC에 나오지 않으면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방송사의 불화가 불거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손잡은 후 세븐틴과 여자친구는 MBC 음악 프로그램인 '음악중심'에서 컴백 무대를 갖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들이 MBC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탄소년단은 방탄소년단이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이 히트하기 전까지 보컬이 강한 이현, 임정희, 2AM을 매니지먼트했던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후 걸그룹 글램을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흥행의 쓴맛을 봤다. 방탄소년단 역시 '성장형'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입소문을 통해 인기를 모았다는 점에서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방탄소년단으로 "과대평가 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