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만 해도 반도체 업계는 올해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확산으로 반도체 시장이 호황을 맞을 것이란 시나리오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이 같은 예상은 무용지물이 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스마트폰향 세트 메모리 수요도 급감했다.
SK하이닉스가 내놓은 해법은 기술이다. 품질 경쟁력에 집중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R&D에 2조196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10월 3세대 10나노급(1z) 미세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it) DDR4 D램 개발을 마쳤다. 단일 칩 기준 업계 최대 용량인 16Gb를 구현했다.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총 용량도 현존하는 D램 중 가장 크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DDR4 규격의 최고 속도인 3200Mbps까지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2세대 8Gb 제품으로 만든 동일 용량의 모듈보다 전력 소비도 약 40% 줄였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인 LPDDR5와 최고속 D램 HBM3 등에 1z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에서도 업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128단 1테라비트(Tb) TLC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하고 생산도 시작했다. 128단 낸드는 업계 최고 적층이다. 한 개의 칩에 3비트(bit)를 저장하는 낸드 셀 3600억 개가 들어간다. 기존 96단 4D 낸드보다 웨이퍼당 비트 생산성이 40% 향상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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