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소대가리" 맹비난했던 北, 올해 8·15 경축사엔 '침묵'

입력 2020-08-17 11:22   수정 2020-08-17 12:26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주년 광복절을 맞아 남북은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라고 언급하며 인도주의적 협력을 강조했지만, 북한은 이틀이 지난 17일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8일부터는 북한이 해마다 비난해 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지만 이에 대해서도 북한의 침묵은 이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우리는 가축 전염병과 코로나에 대응하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유례없는 집중호우를 겪으며 개인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에게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했고, 남과 북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이 '생명과 안전의 공동체'임을 강조하며 방역 협력·공유하천 공동관리·보건의료와 산림협력·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등을 언급했다.

북한은 그러나 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해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평화 경제'를 강조한 데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비웃을)할 노릇"이라며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해마다 진행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높은 수위의 비난을 이어왔던 북한은 지난해에는 신형 전술 유도탄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번 훈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규모가 대폭 축소됐음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의 이번 침묵은 이례적이다.

북한의 이러한 무반응은 내부적으로 수해 피해로 인한 복구,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6차 정치국회의를 열어 △홍수 피해를 입은 인민들에게 안정된 생활을 보장할 데 대한 문제 △코로나19에 대한 비상방역체계를 엄격하게 유지하고 개성시를 비롯한 전연지역 봉쇄를 해제할 것에 대한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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