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도쿄 게이오대학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자 일본 정계가 술렁이고 있다. '건강 이상설'이 불거지는 시점에서 병원을 찾은 데다 정밀 검진을 받은 지 2개월 만에 다시 검사를 받아서다.
아베 총리의 건강 이상설은 지난 4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플래시'를 통해 불거졌다. 이 매체는 지난달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아베 총리가 토혈(피를 토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건강 이상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등으로 피로가 쌓여 아베 총리의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민영 방송 보도가 나오는 등 일본 언론의 아베 총리 건강 관련 보도는 계속 나왔다.
아베 총리 주변에선 이날 건강검진에 대해 "통상적인 건강 체크"라고 설명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병원 측도 "지난 6월 검진에 따른 추가 검사"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야당은 아베 총리의 건강 상태를 주시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한 간부는 "총리의 몸 상태가 어떤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국회 대책 간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치적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입헌민주당의 신진 의원은 "혹시 정말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총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검사라고 들었다"면서 "몸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요양해서 하루빨리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집권 자민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총리의 지병이 악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면서 정권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걱정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은 전날 후지TV의 한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면서 "책임감이 강해 본인이 쉬는 것을 죄라고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며칠이라도 좋으니 강제로 쉬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탑승한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병원으로 들어섰다.
아베 총리는 18일까지 휴무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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