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는 대체로 숙박·레저 상품을 예약할 수 있는 앱으로만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야놀자는 오라클에 이어 세계 2위 호텔 자산관리시스템(PMS) 업체다. 전 세계 2만2000개 숙박시설에 예약, 체크인 등 호텔 업무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부문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호텔업계에도 디지털 전환 열풍이 불고 있다”며 “클라우드 솔루션을 통해 2년 내 오라클을 제치고 1위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업은 디지털 서비스 측면에서 가장 낙후된 산업군 중 하나다. 아직도 전화로 룸서비스를 받고 종이 식권을 나눠주는 곳이 많다. 그러나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호텔업계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체크인을 위해 줄을 오래 서면 안 되는 상황”이라며 “PMS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객사가 한 달에 1000개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방식 PMS를 쓰면 기존의 구축형 소프트웨어로는 어려웠던 일이 가능하다. 외부 서버에 있는 고객 데이터와 호텔 시스템의 즉각적인 연동이 가능해서다. 고객은 호텔 데스크에서 신분증이나 여권을 제출할 필요 없이 비대면으로 자신의 정보를 전송해 곧바로 체크인할 수 있다. 종이 식권 없이 스마트폰 인증을 통해 조식을 먹는 것도 가능하다. 목돈이 들어가는 구축형보다 가격도 싸다.
김 대표는 최근 인수합병(M&A)과 협력을 통해 온라인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해 국내 1위 PMS 기업 가람·씨리얼을 인수했다. 이어 1만7000개의 고객사를 갖고 있던 인도의 이지테크노시스를 인수하며 단숨에 세계 2위 PMS 사업자로 도약했다.
오라클 등 다른 사업자도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김 대표는 이들이 쉽게 따라붙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야놀자는 IoT, 블록체인 등 호텔업계의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솔루션의 A부터 Z까지 모두 준비하고 있던 유일한 회사”라며 “야놀자의 B2B 사업 부문을 또 다른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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