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 지보면에는 유럽의 전원에서 봄직한 온실하우스를 옮겨놓은 듯한 이색적인 공간 ‘그루작’이 들어서 있다. 2000㎡ 정도 부지에 전자동 윈도를 설치한 온실하우스 2개 동과 아담하게 지은 목조 농막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선 원예특수작물 재배뿐만 아니라 가드닝 클래스와 어린이 식물놀이터 등 다양한 체험과 교육이 이뤄진다. 플로리스트 경력이 13년인 강영아 대표가 예천에 귀농해 지난 5월에 만든 식물복합공간이다.강 대표는 작년 6월 그루작이라는 기업을 세우고 경상북도의 도시청년시골파견제에 지원했다. SNS와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체험객과 수백 명의 농장주가 그루작을 다녀갔다. 신개념 온실하우스의 디자인 및 식물복합공간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그루작은 상주와 경주의 조경 프로젝트, 서울·경기권의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 수주 등 전국을 무대로 마케팅을 펼친다.
경상북도의 청년 유입 정책이 도입 3년째를 맞아 전문직 청년의 귀농이 늘어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경상북도는 도시청년시골파견제와 만 39세 이하 청년부부가 창업하는 청년커플지원사업, 청년뉴딜일자리사업 등을 통해 총 179팀, 287명이 창업했고, 이들이 경북 농어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17일 발표했다.
강 대표는 ‘시골도 젊어지고 농촌은 아름다워져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온실하우스에 어울리는 풍광을 찾고 수억원의 전 재산을 들여 멋진 농장을 꾸민 이유다. 농촌에 오면 다 농부가 돼야 한다는 데도 반대한다. 강 대표와 함께 그루작에 동참한 정의지 실장 등 3명은 모두 전문직을 갖고 있었다. 강 대표는 “올해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2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와 정 실장은 팜(farm)파티 디렉터, 팜마켓 머천다이저(MD), 식물 큐레이터, 식물 에듀케이터 등 청년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는 직장을 만들 계획이다. 정 실장은 “주로 수도권의 골목상권에 적용된 로컬 브랜딩 사업과 팜투테이블(수확해서 바로 음식으로 만드는 레스토랑) 등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고 했다.
예천=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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