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지원금 받은 관광기업 "지원금 끊겨도 2개월 고용유지"

입력 2020-08-18 13:30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관광업종 기업들이 지원금 수령기간이 끝나도 당분간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업종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관광 활성화가 다시 요원해져 장기적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광산업위원회는 18일 오후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관광산업 생태계 유지와 고용안정을 위한 긴급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발표문에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고 있는 기업들이 지원금 종료일 기준 최소 2개월 이내에는 감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행업, 관광숙박업, 면세점업 등이 해당한다. 관광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대면 서비스에 능숙한 숙련 근로자를 보호해야한다는 인식을 노사정이 함께한 결과라고 경사노위는 설명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에 빠진 기업이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휴업·휴직수당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업종에 따라 50~90%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최장 지원 일수는 180일이다. 지난 2월말~3월초부터 코로나19가 본격화된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달부터 최장 지원일수를 모두 채우는 기업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최근 정부는 관광업을 비롯한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한해 지원 일수를 60일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관광산업위는 이와 함께 고용조정에 취약한 비정규직과 협력업체 근로자(간접고용)에 대한 실태조사를 추진한다. 관광산업 내 비정규직?협력업체노동자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정부 공식통계로는 이들의 규모와 분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와 함께 관광업종 경영상황 조사를 진행한다. 직업능력개발 훈련장려금 지급 대상을 실업자와 고용보험 임의가입 자영업자에서 ‘무급휴직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관광업종 중 유원시설업 등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추가해달라고 건의하기로 했다.

앞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맺었던 경사노위가 관광산업에 대해 이같은 합의문을 도출한 것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입어서다. 정부의 최근 공식 통계에 따르면 5월 기준 방한 외래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97.9% 감소했다. 국민해외관광객은 98.4% 줄었다. 이 여파로 여행업 매출은 90.6%, 면세점 구매고객 수는 88.8% 급감했다.

경사노위 관광산업위원장인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호텔?면세점?여행업종을 비롯한 대부분의 관광업종이 심각한 경영위기와 고용위기로 신음하고 있고, 당장 내년 이후 사업의 존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관광산업이 주저앉지 않도록 심층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이 근본적인 고용불안을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관광산업 활성화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고용유지 약속 기간이 지원금 종료 후 2개월 정도로 짧고 이마저도 '노력한다' 정도의 선언적 구호에 그쳐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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