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담합 처벌' 법안 나왔다…온라인 상거래 등 타깃될 듯

입력 2020-08-18 11:25   수정 2020-08-18 11:30

'알고리즘 담합'을 처벌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알고리즘 담합은 사업자들이 가격 알고리즘을 사용해 서로 합의하지 않고도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행위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사업자 간 합의 뿐만 아니라 동조적 행위도 부당한 공동행위로 보도록 하고, 사업자 간 정보교환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의 유형에 포함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 의원은 "현행법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를 할 것을 ‘합의’하는 경우만을 부당한 공동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부당한 공동행위의 유형 중 정보교환행위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경쟁을 회피·제한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 내용을 조정하는 등의 협력행위를 하는 ‘동조적 행위’를 하거나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와 동일한 효과를 가져옴에도 불구하고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조적 행위'는 알고리즘 담합의 주요 행태로 꼽힌다.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본부의 박양신·신위뢰 부연구위원은 지난 6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포용성장연구단에서 발행한 '디지털 경제의 특성과 경쟁정책 방향: 온라인 플랫폼과 알고리즘 담합을 중심으로' 보고서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경쟁기업과 직접적인 의사교환 없이 동조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알고리즘 담합은 소비자 후생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동조적 행위'에 대해 처벌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등이 알고리즘을 이용한 자동 가격결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온

미국에서는 우버가 운영하는 가격 책정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담합으로 본 소비자들이 2015년 뉴욕 지방법원에 우버를 제소해 승소한 사례가 있다. 해당 알고리즘은 택시 수요가 없을 때는 가격을 내리고 수요가 많을 때는 가격을 올리는 구조로 짜여졌다. 소비자들은 우버와 독립사업자인 기사들 간 택시비를 공모해 일종의 가격 카르텔이 맺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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