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시장서 중국폰 밀어낸 삼성, 이참에 생산라인도 옮기나

입력 2020-08-18 14:45   수정 2020-08-18 15:13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라인 일부를 인도로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생산지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 휴대폰 절반 가량을 생산하는 베트남 공장 라인 일부를 인도로 이전한다는 복안이다.

18일 인도 현지 매체인 이코노믹타임스나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향후 5년 동안 약 47조4320억원(400억 달러) 규모로 스마트폰을 확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인도 정부에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현지서 스마트폰 생산량 확대를 위해 매년 약 1억5000만대를 생산하는 베트남 스마트폰 공장 생산라인 상당수를 인도로 옮길 예정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예상했다. 삼성이 전 세계 공장에서 연간 생산 가능한 휴대폰 물량은 약 3억2000만대 규모다.

삼성이 인도 현지서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리려는 건 인도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추진 중인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PLI는 인도 정부가 국내 제조를 활성화하고 모바일 기기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으로, 수입 관세의 20%를 경감해주는 것이 골자다. 현재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을 비롯해 총 22개의 제조업체들이 해당 정책을 신청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인도서 노이다 공장을 통해 연간 약 1억대 규모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만약 삼성이 베트남 생산라인 일부를 이전해 원가 절감과 관세 경감 등 경제적 인센티브에 힘 입어 현지 생산량을 늘린다면, 14억 인구의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보다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 시장은 삼성전자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도는 중요한 시장이다. 재도약을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올해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며 인도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합친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줄곧 점유율 1위를 달렸다. 다만 저가 물량을 앞세운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가 점차 영향력을 높이며 같은해 4분기부터 삼성을 1위 자리에서 처음으로 밀어냈다.

그러다 올해 2분기 피처폰 사업이 선전하고,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M21'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삼성은 샤오미를 2분기 만에 다시 1위 자리에서 밀어냈다. 여기에 최근 인도·중국 간 국경 분쟁으로 벌어진 갈등으로 인도 내에서 중국 브랜드에 대한 반감이 확대된 것도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이 오른 이유 중에 하나다.

삼성전자는 이 기세를 몰아 최근 인도 현지 맞춤형 신제품 투입과 공격적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삼성은 최근 인도에서 갤럭시S20 시리즈를 60%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갤럭시 포에버'와 기기 가격의 최대 70%를 보상해주는 '갤럭시 어슈어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폰 가격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M 시리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함께 갤럭시Z플립, 갤럭시A31, 갤럭시노트10라이트 등 다양한 스마트폰 제품의 인도시장 판매가격을 낮췄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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