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손잡은 경상북도 "가축분뇨로 전기 만들것"

입력 2020-08-19 17:28   수정 2020-08-20 02:57


경상북도와 한국전력이 손잡고 축산분뇨 연료화와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축산농가들은 축분 처리비용을 절감하고, 한국전력은 농사용 냉난방에 비싼 전기가 쓰이는 것을 막아 연간 1조원에 이르는 전력 판매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철우 경북지사와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김숙철 한국전력 젼력연구원장 등은 19일 경북도청에서 축분 고체연료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경상북도와 한국전력 등은 앞으로 3년간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분 고체연료 인증과 축분 고체연료를 활용한 열병합 발전 실증 등의 연구와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기술이 보급되면 축산농가에서 생산한 수분 함량 20% 이하의 축분가루는 가공공장에서 펠릿 연료로 전환된다. 펠릿으로 만들어진 고체연료는 축산시설과 시설하우스, 열병합발전소와 소규모 발전설비 등에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경상북도는 연간 135만t(경상북도 분뇨 발생량의 16.8%)의 축분을 37만t의 고체연료로 전환하면 연간 481억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지사는 “축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면 연간 3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한다”며 “경북이 분뇨 고체연료기술과 산업을 앞장서서 육성해 전국으로 확산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축분 고체연료의 안정적인 소비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3200억원을 투자해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경북에 분뇨 공공처리장과 바이오가스처리시설, 열병합발전소, 스마트축산단지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한국전력도 이 사업에 적극적이다. 김 사장은 “농사용 전기는 수요가 매년 7% 증가하지만 가격이 원가의 40% 수준이어서 전력 판매 손실이 연간 1조원에 달한다”며 “전기가 아니라 열로 농사용 냉난방 에너지를 공급하는 친환경 에너지기술 개발이 농업 에너지 전환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기존의 분뇨처리 방법인 퇴액비화 방식으로는 악취, 수질오염, 토양 부영양화, 가축전염병 등의 해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1월 축산분뇨 처리 패러다임 전환대책을 세우고 2월에는 축분 고체연료 열병합발전소를 유치하기 위해 동서발전과 협의하는 등 다양한 준비를 해왔다.

최기연 경상북도 농업기술원장은 “그동안 난방비 부담으로 시도할 수 없었던 아열대 작물과 원예작물을 생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 농업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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