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록에 따르면 제롬 파월 Fed 의장, 미셸 보우먼 이사 등 10명의 FOMC 위원은 “지난 5~6월에 강하게 나타났던 고용 회복세가 느려질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민간 소비가 빠른 속도로 반등했으나 기업 부문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위원들은 “기업들이 상당한 수준의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고용 회복은 기업 활동 재개 여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경제에 계속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보건 위기가 경제활동은 물론 물가 역시 무겁게 짓누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FOMC 위원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 증시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곤 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적극적인 ‘돈 풀기’에 나설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지만 위원들은 “추가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만 언급했을 뿐 시장이 기대했던 ‘금리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금리 전망의 힌트도 주지 않았다. 6월 회의에선 “(장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명확한 금리 지침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수익률 곡선 제어(yield curve control·YCC)’와 같은 추가 부양 조치에 대해선 오히려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위원들은 “지금 상황에서 YCC를 시행하면 효과도 없이 과도한 재정 확대 위험만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CC는 장기 금리가 특정 목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적극 매수·매도하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수단이다. Fed가 돈을 무제한으로 풀어 시중금리까지 통제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런 의사록 내용은 FOMC 위원들이 과도한 유동성 확대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다.
실망스러운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자 미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고 금값은 하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전날 대비 0.02%포인트 상승한 연 0.683%, 국제 금값은 트로이온스당 2.1% 떨어진 1970.30달러에 마감했다.
한편 Fed의 예상대로 미국의 지난주 새 실직자 수는 다시 100만 명대로 늘어났다. 미 노동부는 지난 9~15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10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20일 발표했다.
한 주 전에는 97만 건으로, 21주 만에 처음 100만 건 아래로 떨어지면서 고용 회복 기대가 커졌지만 한 주 만에 재차 급등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인 92만 건보다도 훨씬 많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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