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끌어안기' 이어가는 통합당…"비례대표 당선권에 25% 할당"

입력 2020-08-20 17:38   수정 2020-08-21 01:25

미래통합당이 ‘호남 구애’를 이어가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5·18 사과’에 이어 이번에는 호남 인사 우대 방안까지 내놨다.

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운천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남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 호남 명예 국회의원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1983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선거 공식이 생겼고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일당 독주 체제로 30년간 지역 발전과 민생 정치는 뒷전이 됐다”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호남 지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제도 추진의 배경을 설명했다.

호남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인 20번 이내에 5명 정도를 호남 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위는 이 규정을 당헌·당규에 명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의원은 “호남 지역에 씨앗을 뿌리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제도”라며 “이런 부분에서 당내 공감대가 꽤 있다”고 전했다. 통합당 현직 의원 가운데 호남 인사는 전북 고창 출신인 정운천 위원장(비례대표), 전남 순천 출신인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광주 출신인 전주혜 의원(비례대표), 전북 익산 출신인 조수진 의원(비례대표) 정도다.

호남 명예 국회의원제는 통합당 전체 의원을 호남의 41개 지방자치단체 명예의원으로 임명해 지역을 지원하는 예산, 법안 등을 논의할 소통창구로 삼는 방안이다. 의원 자신의 지역구에 더해 호남 지역을 제2의 지역구로 삼아 활동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특위는 5·18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는 법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통합당 관계자는 “당장은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꾸준히 호남 지역 기반을 다지는 당 차원의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호남 지역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호남 출신 민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19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며 5·18 유족과 광주 시민에게 사과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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