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최종 확인하기 위해 정몽규 HDC그룹 회장에게 공식 면담을 제안했다. 거래 종결 시한을 넘겨 무산 위기를 맞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협상에 마지막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산은은 20일 “대주주인 금호산업과 HDC현산의 대면 협상이 원만히 이뤄져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조속히 종결되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이 회장과 정 회장 간 최고경영진 면담을 제안한다”고 발표했다. 인수 종결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산은의 설명이다.
앞서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논의를 위해 두 차례 만났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25일 마지막으로 정 회장과 독대했으나 인수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의 이날 제안에 대해 HDC현산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채권단에 따르면 산은은 지난달에도 HDC현산 측에 비공개적으로 고위급 면담을 제안했으나 HDC현산 측이 응하지 않았다.
이와 별도로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HDC현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 문제 등을 논의했다. 두 회사 대표 간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채권단은 이날 참석하지 않았다.
HDC현산은 지난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거래 종결 시한을 이틀 앞두고 금호산업과 대면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이 다음날 대면 협의를 전격 수용하면서 양측 간 대면 협상이 성사됐다.
양측은 이날 대면 협상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HDC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달라진 만큼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산은 등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재실사는 더 이상 없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강경민/신연수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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