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vs판팅위, 농심배 바둑최강전 클릭 오류로 재대국

입력 2020-08-20 20:39   수정 2020-08-20 20:4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대국으로 전환된 바둑 국가대항전 농심배에서 '클릭 오류'가 발생해 재대국이 결정됐다.

20일 열린 박정환 9단과 중국 판팅위 9단의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 3차전 12국 대국은 오류 발생으로 중단됐다.

이에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는 21일 오전 10시에 12국을 재대국하기로 결정했다.

박정환과 판팅위는 각각 서울 한국기원 대국장과 중국 베이징 천원TV 스튜디오에 마련된 컴퓨터로 온라인 대국을 했다.

그런데 박정환이 어이없는 시간패를 당할 뻔했다. 박정환이 백 158수를 놓을 때 마우스 클릭이 인식되지 않은 것이다.

인공지능 분석에서 박정환의 승리 확률이 92% 이상으로 분석되던 시점이어서 충격이 컸다.

바둑TV 중계 화면을 보면 박정환은 시간패 선언 전에 커서를 착점 위치에 놓고 수차례 마우스를 클린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읽기 '여덟'과 '아홉' 사이에 '딸깍' 소리가 났고 '아홉'과 '열' 사이에도 여러 번 클릭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한국기원과 중국위기협회는 비디오판독에 들어갔다.

양 측과 일본기원은 오후 4시 5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시간패 인정'과 '재대국'을 두고 논의를 벌였다. 그 사이 박정환과 판팅위는 대국장을 떠나지 않고 대기했다.

한국기원은 재대국을 주장했으나 중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대회 규정상 문제 발생 시 20분 안에 해결할 수 없을 경우 잠시 중단하고 한·중·일 각 기원 판정위원의 만장일치로 승패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 명이라도 동의하지 않을 경우 재대국하게 된다. 결국 12국을 처음부터 다시 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박정환이 승리하면 오후 3시에 13국이 이어서 열린다. 박정환이 지면 이번 농심배는 중국의 승리로 끝난다.

농심배는 한국, 중국, 일본이 각각 대표기사 5명으로 팀을 꾸려 연승전 방식으로 우승국을 가리는 국가대항전이다.

박정환은 한국의 마지막 주자다. 지난해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1차전에서 원성진·김지석 9단이 탈락했고 11월 부산에서 열린 2차전에서 이동훈·신진서 9단이 패하면서 박정환만 남게 됐다.

일본은 전원 탈락한 가운데 중국은 판팅위 외에 커제·셰얼하오 9단 등 3명이 남았다.

농심신라면배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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