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지난 17일 영해를 침범한 아랍에미리트(UAE) 선박을 나포했으며, 같은날 UAE 해안경비대가 이란 어부 2명을 사살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는 "지난 17일 붙잡은 UAE 선박에 타고 있던 선원들을 억류한 상태이며, UAE는 당시 사망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고 19일에는 보상하겠다는 서신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이란은 어부 사망과 관련해 수도 테헤란에 주재하는 UAE 임시 대사를 초치했다.
UAE 외무부는 이에 대해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UAE 국영 WAM통신은 지난 17일 UAE 해안경비대가 북서부 시르부누아이르섬 영해를 침범한 어선 8척을 멈추게 하려고 시도했다고만 보도했다. 사상자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이번 해상 충돌은 지난 13일 UAE가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의 수교를 정상화한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져나왔다. 이스라엘과 수교를 합의한 걸프지역 국가는 UAE가 처음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UAE에 "이스라엘에 길을 열어 주는 것은 큰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스라엘과의 합의는 팔레스타인과 모든 무슬림의 등에 칼을 꽂는 짓"이라고 비난했다.
UAE는 2016년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과 갈등을 빚으면서 이란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하지만 UAE는 이번 이스라엘과의 수교 합의가 이란과 관계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UAE 정부는 이란이 걸프 지역 평화를 깰 수 있다며 경계해 왔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로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 UAE 등과 사사건건 반목하고 있다. 이란이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도 걸프 지역의 위험 요소다.
UAE의 실질적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는 "이란이 핵 개발을 멈추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이란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이란이 UAE와 사우디를 공격하는 지역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우리에게 미사일을 쏜다면 우리가 추격해 그들을 사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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