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의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FDA의 피터 마크스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사진)은 지난주 말 미 국립보건원이 공무원, 제약업계 고위관계자 및 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 마크스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데이터 검토 등을 총괄, 백신 승인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안전성과 효과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라는 정치적 압력이 FDA에 내려온다면 사임할 것”이라는 언급을 해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에 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라고 FDA에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마크스 센터장은 “FDA는 과학에 근거에 코로나19 백신 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아직 정치적 압력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을 조기승인하라는 압박이든, 효과가 있는 백신을 정치적 이유를 들며 승인해선 안 된다는 압력이든 똑같이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스 센터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승인 과정에서)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내가 사임하는 방식으로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은 11월3일 대선 전에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미흡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 및 승인을 반전의 계기로 여기고 있다. 이를 두고 미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중 표심을 잡으려는 목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승인과 관련한 깜짝발언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어왔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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