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에 폭염과 번개로 인한 대형 산불로 고통을 겪고 있다. 기록적 폭염에다 1만 번 넘게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치면서 계속 불꽃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캘리포니아주 북부·중부를 덮친 대형 산불의 원인인 'LNU 번개 복합 파이어'가 2배로 커지며 피해 면적이 13만1000에이커(약 530㎢)로 확대됐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에서 서쪽으로 약 64㎞ 떨어진 베리예사 호수를 에워싸고 발생한 이 산불은 인구 10만명의 도시 배커빌을 위협하고 있다.
이미 주택 105채와 다른 건물들을 전소시켰고 이 밖에도 3만500여동의 건물이 위험한 상태라고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캘파이어)은 밝혔다.
또 솔라노카운티에 있는 트래비스 공군기지는 모든 비(非)필수 인력들에 대피를 명령하고 이 기지 북쪽에 있는 80번 고속도로를 잠정 폐쇄했다. 배커빌에서 남동쪽으로 16㎞ 떨어진 이 기지에는 1만4000여명의 현역 군인과 예비군 등이 근무하고 있다.
이 산불 진화 과정에서 2명이 숨졌다. 물을 투하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몰고 가던 조종사가 프레즈노카운티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숨졌고, 전기·가스업체 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PG&E) 직원 1명도 솔라노 카운티에서 소방관들을 위해 전선을 치우다 사망했다.
캘리포니아주에 따르면 24개가 넘는 공원이 산불로 인해 부분적으로 또는 전면 폐쇄됐다. 산불의 상당수는 폭염 속에 벼락에 의한 불씨로 시작된 뒤 바람을 타고 번졌다. 폭염과 바람 부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새로운 산불이 생겨나고 또 산불끼리 합치면서 세력을 키우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19일에는 대형 산불만 24건이 보고됐고 이 밖에도 작은 산불 300여건이 곳곳에서 산림을 태우고 있다. 산불로 대피한 주민들은 수만명에 달한다. 첨단 IT기업들이 몰려있는 실리콘밸리 인근에서도 번개로 인한 산불이 발생해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번개가 계속 불꽃을 일으키면서 연기가 엄청 많이 발생하고 있고, 불이 얼마나 났는지 수치를 가늠조차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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