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사진)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오히려 8%포인트(p) 급등했다. 과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폭락했던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은 지난 18~20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지난주(39%)보다 8%p 상승한 47%를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부정평가는 45%로 지난주(53%)보다 8%p 하락했다. 8%는 의견을 유보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전주(33%)보다 6%p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올해 최고치(27%)에서 4% 하락한 23%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6%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미래통합당 한 당직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책임전가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대구에서 코로나가 폭발하자 이만희와 신천지를, 이태원에서 코로나가 터지자 게이와 레즈비언들을 손가락질했다. 수도권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자 전광훈과 기독교인들을 손가락질한다"면서 "코로나가 잠잠할 땐 이게 다 K-방역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하다가, 다시 터지면 책임을 뒤집어씌울 소수자 집단을 찾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애초에 코로나 위험이 낮아졌다고, 코로나를 이겨가고 있다고 말한 사람은 어느 나라 대통령이었는가.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 8월17일을 대체공휴일로 지정하고, 1700억원 할인 쿠폰을 쏟아부었던 것은 어느 나라 정부였는가"라며 "다음 희생양은 누구인가. 만만하고, 손가락질하기 쉽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기 용이한 그 다음 먹잇감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통합당은 논평을 통해서도 정부를 비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지난 20일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잠복기가 평균 5.2일임을 고려하면 코로나 확산은 '7월 말 8월 초'라고 진단한다. 감염병 분야 최고 권위자인 김우주 교수도 '최근 수도권 재확산의 근본적 원인은 동시다발적으로 나온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라고 짚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 방역' 말고, '정책 방역' 하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코로나19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데 몰두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어떻게든 야당을 굴비처럼 엮어서 공격할 생각밖에 없다"며 "정부와 집권 여당이 자신들의 경계 소홀로 방역망이 뚫린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힘없는 국민에게 뒤집어씌울 생각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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