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의료 폐기물 업체 ESG그룹 인수를 매듭지었다. 폐기물 업체 인수에 공들여 왔던 KKR은 인수후통합(PMI)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KR은 전날 ESG그룹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잔금 납입을 완료했다. 인수 대상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SPC) 에코그린홀딩스를 통해 보유 중인 ESG 지분 100%와 ESG청원 지분 77.84%다. 거래금액은 8750억원이다. 매각주관사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다.
KKR은 올해 상반기 거래된 ‘빅3’ 폐기물 처리 업체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KKR이 올해 초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목적 펀드인 ‘글로벌 임팩트펀드’를 조성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이 펀드는 미주, 유럽 아시아 지역의 △수질 보전 △책임 있는 폐기물 관리 관련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 KKR은 2018년 이래 글로벌임팩트펀드 사업을 통해 인도 폐기물업체 람키 환경공학 유한회사, 폐수처리 플랫폼 설립 등에 투자했다.
KKR은 가장 먼저 공개 매각이 진행됐던 코엔텍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동시에 물밑에서 ESG그룹을 보유한 앵커에쿼티와 비공개로 거래 작업을 진행했다. 미국계 인프라펀드인 스톤피크인프라파트너스가 강력한 맞수로 나섰지만 KKR이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인수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지막으로 진행된 EMC홀딩스 인수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 본입찰까지 참여했다. 코엔텍과 EMC가 수처리, 산업용 폐기물 처리 업체인 반면 ESG그룹은 의료 폐기물을 위주로 처리하는 업체다. 의료 폐기물 시장은 산업폐기물 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높은데다 처리 비용이 더 높아 수익성이 좋다는 평가다.
ESG그룹은 5개의 의료 폐기물, 3곳의 산업폐기물 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앵커에쿼티는 2016년 산업폐기물 업체 ESG청원 인수를 시작으로 이듬해 의료 폐기물 업체인 삼우그린, 원-에코를 잇따라 인수해 폐기물 사업 규모를 키웠다. ESG ESG경주 ESG광주 ESG경산 ESG로지스는 의료 폐기물을, ESG청원 ESG세종 ESG청주는 산업폐기물을 소각 및 매립하는 사업을 한다.
앵커에쿼티는 투자 4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2016년부터 6곳의 기업을 인수하는데 총 1800억원을 투입했다.이번 매각으로 투자 원금 대비 5배에 가까운 투자 차익을 올렸다. 앵커에쿼티는 지난해 지오영과 헬스밸런스를 성공적으로 처분한 데 이어 올해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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