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코로나 치료한다"…글로벌 제약사 러브콜 받은 기업

입력 2020-08-21 15:45   수정 2020-08-21 15:53


"지난 2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로부터 우리 기술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경도인지장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한낱 발광다이오드(LED)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확보했죠."

21일 기자와 만난 김남균 칼라세븐 이사는 자기 기술에 대한 확신에 차 있었다. 그는 "아무도 쉽게 믿지 않겠지만 우리가 질병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데이터가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에 효과 있을 것"
칼라세븐의 원천기술인 'PAMS'는 빛으로 평활근(내장의 벽을 이루는 근육)을 이완하면 혈류와 림프의 순환이 원활해져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한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대에서 의료공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김 이사는 2007년 PAMS 기술을 처음 개발했다. 그는 "많은 질환이 수축된 평활근 때문에 혈류와 림프의 흐름이 저해돼 생긴다"며 "좁아진 혈관에 답이 있다"고 했다.

이 회사의 치료기기는 간단하다. 아이 손바닥만 한 본체와 광단자 두 개로 구성된다. 전원을 켜면 오렌지색 불빛이 나온다. 이 광단자를 특정 부위에 일정 시간 붙이면 된다.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리통을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아 판매하고 있다. 효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김 이사는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상적 근거가 있다. 올 1월 국제학술지 '알러지'에는 PAMS가 천식에 효능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주목할 점은 PAMS가 천식 치료제 덱사메타손과 유사한 효능을 보이면서도 간, 대장, 림프절 등 면역장기를 손상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덱사메타손은 영국과 일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된 의약품이다.


김 이사는 "동물실험에서 LED 단자 1개를 특정 부위에 붙이면 체내에 일산화질소를 발생시켜 폐렴 증상이 완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많다. 루이스 이그나로 미국 UCLA 교수는 혈관에서 일산화질소가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1998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최근 이그나로 교수는 일산화질소로 코로나19의 폐렴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사노피가 기술에 관심 보여
칼라세븐은 지속적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 연구를 해왔다. 절박성 요실금과 과민성 방광에 대한 임상시험을 최근 성공적으로 마쳤다. 치매로 발전할 위험이 큰 경도인지장애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췌장암,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대한 효능도 자체 실험에서 확인했다.

지난 2월 칼라세븐은 예기치 못한 메일을 한 통 받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인 플러그 앤드 플레이로부터였다. "우리 협력사 중 한 곳인 사노피에서 칼라세븐에 관심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주력하는 회사다. 전 세계의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사노피 챌린지'라는 행사를 매년 개최할 정도다.

사노피는 칼라세븐을 포함해 스타트업 5곳으로부터 발표를 듣는 자리를 4월 초에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현재 행사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김 이사는 "사노피가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PAMS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키워줄 수 있는 회사와 협력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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