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위 간부들이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경제 실패가 자신의 책임이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잇달아 올렸다.
장관급에 해당하는 장길룡 내각 화학공업상은 21일 노동신문 1면에 "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수행에서 경제발전의 쌍 기둥을 이루는 화학공업 부문이 제구실을 다 하지 못한 원인은 우리 (화학공업)성 일군(간부)들이 전략적 안목과 계획성이 없이 사업한 데 있다"고 자책했다.
김광남 김책제철연합기업소 지배인도 "사실 최근 년간 나라의 경제 전반이 제대로 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금속공업의 맏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김철(김책제철련합기업소)에 큰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글을 썼다. 김책제철연합기업소는 황해제철연합기업소,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와 더불어 북한의 3대 제철소로 꼽힌다.
박창호 황해북도당위원회 위원장도 "한 개 도를 책임진 일꾼으로서 일을 쓰게 하지 못해 우리 원수님께서 큰물로 고생하는 인민들에 대한 걱정으로 그처럼 험한 진창길을 걸으시게 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죄가 어디 있겠는가"라고 자책하는 내용의 글을 썼다.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이같이 '반성문'을 올린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사진)이 지난 19일 당 전원회의에서 경제정책 실패를 공식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계획됐던 국가 경제의 장성(성장) 목표들이 심히 미진한 결함들을 전면적으로, 입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 총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급 당 조직들과 정권기관, 무력기관을 비롯한 모든 부문과 모든 단위가 당의 기본노선과 정책, 결정관철에서 탈선하지 않도록 좋은 성과는 적극 장려하고 확대발전 시키며 결함은 속히 극복하고 시정대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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