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 2014년 명예퇴직한 직원들이 "회사의 강제에 의한 것이었다"며 해고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최형표 부장판사)는 박모 씨 등 명예퇴직한 전직 KT 직원 25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을 내렸다.
KT는 2014년 4월 노사 합의에 따라 실근속기간 15년 이상, 정년 잔여기간 1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8300여명을 명예퇴직시켰다.
이후 KT 노조원들은 "합의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노조와 위원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에 퇴직자들이 "해당 명예퇴직은 불법 정리해고이므로 원천 무효"라며 회사 측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박씨 등은 "KT는 노동조합과 밀실에서 노사합의를 체결한 다음 명예퇴직을 실시했다"며 "형식적으로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인 KT의 강요에 따라 이뤄진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원고 각각에게 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명예퇴직을 KT 측의 강요에 따른 해고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명예퇴직 대상자의 선정 기준이 합리성이나 공정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노사합의 체결 과정에서 일부 노조 내부 절차를 위반했지만, 그것만으로 노사합의의 유효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명예퇴직 조건이 좋아 고민했으나 신청하지 않았고, 면담 과정에서 강요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KT 직원도 여럿 있다"며 "명예퇴직 권유와 다소간의 심리적 압박이 사직 의사가 전혀 없는 원고들에게 어쩔 수 없이 명예퇴직을 신청하게 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강압이라거나 퇴직 종용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들은 당시 명예퇴직 권고를 선뜻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고 할지라도 피고의 구조조정 계획, 퇴직의 조건,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의 이해득실 등 자신의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숙고한 결과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