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콧대높은 명품…페라가모·까르띠에도 인상대열 합류

입력 2020-08-23 10:58   수정 2020-08-23 1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콧대높은 명품들의 가격은 오르고 있다. 샤넬, 크리스챤 디올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줄줄이 가격을 올린 가운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카르띠에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라가모는 이달 14일 가방과 신발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을 5~12% 올렸다. 인상 대상에는 켈리백, 마고백, 스튜디오백 등 인기 가방류가 포함됐다. 켈리백 스몰 가격은 209만원에서 235만원으로 인상됐다. 신발은 비바와 바라 모델도 인상됐다.

카르띠에도 다음 달 1일부터 전 제품 가격을 2~6% 인상한다. 국내 매장들이 고객에 가격 인상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인상 소식이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격을 올리게 됐다. 까르띠에 매장에선 원하는 제품 재고가 없더라도 보증금을 맡겨두면 인상 전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 밖에도 주얼리 브랜드인 티파니앤코와 시계 브랜드인 오메가 등도 이달 말부터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경제가 침체되는 등 타격을 받고 있지만, 명품들의 가격인상은 계속되고 있다. 상반기에는 샤넬과 디올,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특히 샤넬은 지난 5월 중순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다. 때문에 인상 전 제품을 사려는 고객들이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픈런은 백화점 문 열기 전부터 기다렸다가 열자마자 매장 앞으로 달려가는 현상을 말한다. 당시 샤넬 매장이 진열되어 있는 대부분의 제품이 소진될 정도로 열풍이 불었다.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에도 소비는 줄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억눌린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와 함께 해외여행과 결혼식까지 불가능해진 신혼부부들이 '명품소비'로 몰릴 것으로 예상해서다. 예비 신혼부부들이 예물로 자주 찾는 주얼리·시계 브랜드들이 일제히 인상한 것도 이러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한편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오는 30일까지 수도권에서 하객 50명 이상이 모이는 결혼식은 연기·취소해야 한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본격화되고 있어 결혼식의 연기나 취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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