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면서 가구업계의 온라인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가구를 중심으로 판매 경로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온라인몰에서 가구 거래액은 2조30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6.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가 국내로 확산되기 전인 1월 온라인 거래액은 6.1%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확산이 본격화된 2월 증가율이 35.0%로 뛰어오른 뒤 3월부터는 꾸준히 40%를 상회하고 있다.
주요 생활가구업체들은 온라인 전략을 강화하며 온라인 매출 증가라는 성과를 거뒀다. 한샘의 상반기 온라인 매출은 1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도입한 '익일배송' 서비스를 가구, 수납 액세서리까지 총 700여개로 확대 적용했으며, 최대 30일 이내에 배송일을 오전, 오후까지 지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중이다.
지난달엔 온라인 매출 증가율이 약 40% 늘어났으며 침대, 소파 등이 매출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50대 이상 구매고객(숫자)이 약 115%, 60대 이상 구매고객도 약 120% 늘어나 5060세대도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리바트의 온라인 매출도 올 상반기에 20%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21% 늘어났다. 상반기에는 재택근무 확산과 홈스쿨 일상화로 책상, 책장 등 서재가구가 42% 증가했으며 휴가시즌이 시작된 7월부터는 소파, 거실장 등 거실용 가구의 매출이 45% 늘어나며 두드러졌다.
회사는 온라인 수요 급증에 대응해 총 1395억원을 들인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중 물류센터 부문을 지난 5월 중순부터 조기 가동에 나섰다. 따라서 현대리바트의 전체 물류센터 규모는 14만4000㎡로 기존보다 2배 가량 늘어났으며 하루 평균 출고 가능 물량도 기존 대비 2.3배 증가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온라인 가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연내 기존보다 결제와 제품 검색 등의 기능을 강화한 통합 온라인몰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까사미아는 지난달 13일 기존 가구업계 온라인 유통방식과 차별화한 라이프스타일 전문몰 ‘굳닷컴’을 열고 비대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자사 브랜드인 까사미아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다른 가구, 소품, 생활용품, 가전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련된 제품들과 경쟁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굳닷컴은 개점 한 달만에 누접 앱 다운로드 8만8000여건을 돌파했으며 회원수는 9만6000명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 한달 동안 온라인 매출은 기존에 운영했던 까사미아의 브랜드몰 '까사미아샵'이 지난해 같은 기간 올렸던 매출보다 약 150% 성장했다. 판매 물품은 1만여개로 종전보다 약 2배 가량 늘어났으며 연내 2만50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반해 사무용 가구와 B2B(기업간 거래)를 중심으로 가구업체들은 상반기에 고전했다. 손실을 면치 못했다. 사무가구업체 퍼시스와 코아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각각 1359억원, 51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두 회사 모두 10.0% 떨어졌다. 사무용가구업체 관계자는 "B2B 중심 업체들은 대형 입찰과 소매도 줄면서 상반기에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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