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이 군부(인민군)에 대한 다양한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통치 아래 위세를 떨치던 군부를 노동당 통제 속에 가둬 견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국가정보원이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한 비공개 업무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작년 말 노동당 내에 ‘군정지도부’를 신설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당내 서열 1위인 조직지도부에 군부 담당 제1부부장 체제를 두고도 군정지도부를 추가로 설치한 것은 군에 대한 이중 통제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군정지도부 부장에는 김정은 최측근 중 한 명인 최부일이 임명됐다. 그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 8년간 치안 기구인 사회안전성 수장을 맡았다. 반면 과거 군부 서열 1위이자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고정 멤버였던 군 총정치국장은 2017년 황병서를 끝으로 아예 한 단계 낮은 ‘정치국 위원’으로 떨어지며 상무위원에서 배제되는 추세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김정일 체제에서 최고 통치기구로 군림했던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대미 외교를 포함해 정책 결정과 국정 운영 전반에서 강한 영향력을 미쳤던 군부의 힘을 빼는 데 힘쓰고 있다. 김정일의 군부 중심 통치에서 벗어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처럼 노동당 중심의 사회주의 국가를 지향하는 김정은의 구상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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