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가 주도한 지난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 같은날 민주노총 집회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자 미래통합당이 역공을 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방역당국이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는 데 대해 "정부·여당은 광복절 집회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갑작스럽게 번창했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통합당을 연관시키려 했다. 그래서 같은날 다른 집회에서 발생한 확진자 얘기는 안 하는 것 아닌가"라며 "비상식적이고 유치한 사고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전문가들이 코로나 2차 대유행을 경고했음에도 이를 막지 못한 것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정부 책임"이라며 "정부는 사과하고 협조를 구해야 할 판에 방역보다 '코로나 정치'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정치 공세는 중단하고 위기 극복 스위치를 켜길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미애 통합당 비대위원 역시 "지난 주말부터 전국 확진자 중 광화문 집회 관련은 15~20% 정도고 80% 이상이 이와 관련 없는 지역 감염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 심각한 상황을 외면하고 특정 집단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라며 "정부는 광화문 집회와 같은날 있었던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어 방역에서도 정치 편향성을 의심받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광훈 목사 측 또한 이날 문자메시지 공지를 통해 최근 확진자가 발생한 외교부와 민주노총에 대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하라고 요구했다.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광화문 집회 참석자의 경우는 전수조사를 하는 반면) 외교부의 경우 밀접 접촉자 35명만 검사했고, 민주노총도 집회 참가자 전원이 아닌 확진자를 중심으로 접촉자 기준으로 검사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외교부와 민주노총이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나 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이었다면 모든 정규직, 비정규직, 퇴직한 직원들까지 명단을 모두 요구하고 확진자 발생 시점으로부터 50일 전까지 한 번이라도 방문했던 모든 방문자 리스트를 요구했을 것"이라며 "그들(외교부 및 민주노총 관련자)에게 모조리 전화를 해서 전부 즉시 검사하고 강제 격리하라"고 강변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조합원들에게 공지했는데 정작 방역 당국에서 우리는 검사를 안 해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방역당국은 보수 단체 중심의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휴대폰 기지국 추적 등을 통해 명단을 파악,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반면 같은 시간대 집회를 연 민주노총에 대해선 스스로 희망해도 검사를 거부했다는 얘기다.
특정 집단에 초점을 맞춘 '편파 방역'이란 지적이 나오자 방역당국은 "보수 집회에는 확진자가 참석해 민주노총 집회와 감염 위험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똑같이 광화문과 종각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보수단체와 기독교단체들은 체포·구속 및 검사가 대대적으로 행해지고, 민주노총은 검사는커녕 동선조차 파악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국민이 정부에 위임한 공권력은 감염병을 방역하라는 최후의 수단이지, 보수단체를 소탕하라고 부여한 정치권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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