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씨케이 "풀가동해도 공급 부족"…반도체株 부진 속 '나홀로 질주'

입력 2020-08-24 17:22   수정 2020-08-25 01:06

반도체 소재업체 티씨케이가 이달 들어 17% 넘게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약세로 다른 반도체주들이 고꾸라진 것과 대비된다.

24일 티씨케이는 6.55%(6700원) 오른 10만9000원에 마감했다. 사상 최고가다. 올초 가파르게 오른 뒤 6~7월 횡보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다시 급등하고 있다. 이달 상승률만 17.2%, 올해 상승률은 65.4%에 이른다. 메모리 가격 약세에 최근 다른 반도체주들이 힘없이 떨어졌던 터라 티씨케이의 약진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달 코스닥시장 반도체 업종 지수는 6.7%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이 기간 삼성전자가 3.1%, SK하이닉스가 8.8% 내렸다.

티씨케이가 강세를 보이는 건 이 회사가 생산하는 실리콘 카바이드 링이 공급 부족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말 기준 티씨케이의 실리콘 카바이드 링 수주 잔액이 947억원에 달한다”며 “가동률을 높여 생산하는데도 보유 재고가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 카바이드 링은 식각 공정에 쓰이는 소모품이다. 삼성전자가 작년 하반기부터 128단 낸드 생산을 시작하는 등 3D 낸드가 고단화되면서 사용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

실리콘 카바이드 링 사업 호조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티씨케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4.0% 늘어난 562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영업이익도 196억원으로 37.1% 늘었다.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티씨케이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전방 업체가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티씨케이의 부품은 미국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의 전공정 장비에 들어간다. 티씨케이의 매출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램리서치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7억557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5%, AMAT는 11억6000만달러로 41.5% 늘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램리서치와 AMAT의 식각공정 장비 판매와 티씨케이의 실리콘 카바이드 링 판매량은 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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