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으로 방향을 튼 것은 1961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서였다. 세계 미술의 현대적 흐름에 자극을 받은 추상 회화에 이어 좌우 대칭의 공간 구조로 신비롭고 무한한 생명감을 매혹적으로 표현한 ‘시메트리(대칭)’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1948년 그림 ‘고기잡이’는 화가이자 조각가로서 문신의 역량을 모두 보여주는 초기 대표작이다. 격랑과 싸우며 거대한 그물을 함께 끌어올리는 어부들의 힘찬 모습을 옆으로 길게 화폭에 담았다. 인체의 앞과 옆, 뒤의 모습을 한 화면에 모두 담았고 힘을 실은 근육의 움직임도 생생하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단결해 노동하는 인간의 의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강한 시사성도 느껴진다.
특히 직접 나무를 깎고 다듬어 액자까지 만들었다. 이후 조각으로 방향을 바꿀 자신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소장품 상설전 ‘시대를 보는 눈: 한국 근현대 미술’에 전시돼 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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