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장녀 이어 장남도 후계 반대…"심판 받아야"

입력 2020-08-25 11:41   수정 2020-08-25 11:43


한국테크놀로지그룹(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에 조현식 부회장도 뛰어들었다. 조양래 회장이 후계자로 차남을 지목하자 장녀와 장남이 모두 반기를 든 것이다.

조현식 부회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원은 25일 입장문을 통해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며 "성년후견심판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부회장 측은 "회장님의 건강 상태에 대해 주변에서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그에 따라 그룹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는 상황"이라며 "회장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은 회장님 본인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한국테크놀로지 그룹, 주주 및 임직원 등의 이익을 위해서도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의사결정은 유보되어야 할 것"이라며 "아버님의 건강상태를 두고 이러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자신의 지분을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넘기며 최대 주주가 조 회장에서 조 사장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조 회장이 그룹 지분 23.59%를 2446억원에 넘기면서 조 사장의 지분율은 42.90%까지 증가했다. 사실상 조 사장을 후계자로 세운 것이다.

이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아버지인 조 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선임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지난달 31일 조 회장이 직접 나서 조 사장이 자신의 후계자라고 선언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였지만, 장남이 조 부회장이 반기를 들면서 한국타이어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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