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이번주 안으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면서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돌입한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측과 공동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흥국증권, 법률자문사 법무법인 율촌 등은 이날 오후 킥오프 미팅을 가진다. 이들은 현재 작성 중인 티저레터가 완성되는대로 조만간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한국성장금융이 조성한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자(子)펀드 위탁운용사들이 인수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매도자 측은 일단 '기업회생절차'보다는 '매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흥국증권을 공동 매각주관사로 낙점한 것도 인수자의 인수금융 조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증권사를 통해 원매자를 찾는 풀(pool)을 넓히는 동시에 인수금융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이다.
당초 이스타항공이 곧바로 회생절차에 들어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를 통한 공개매각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회사 측과 매각주관사는 회생개시 후 공개매각에서 적절한 원매자를 찾지 못할 경우 회생폐지 결정을 받게 된다면 파산의 위험성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회생신청 전에 원매자 물색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매도자 측이 P플랜(사전회생계획안제도)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도 예측하고 있지만, 그 경우 사전에 채권자 과반의 동의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P플랜을 시도하게 되면 '원매자 물색'과 '채권자 동의 확보'로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매도자 측은 우선 원매자 물색에 주력해 인수자를 확보한 뒤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채무 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회생 개시 후 인수자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로부터 일정 비율 이상의 동의를 얻을 경우 법원 인가와 동시에 조기 회생종결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이스타항공 측은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받기 위해서는 유류비, 정비비 등 운전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회생 개시 전 DIP금융 차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신규자금 지원 역시 인수자를 통해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신규자금 채권이 우선변제권을 갖는 공익채권으로 분류된다고는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으로 항공업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자금을 대줄 곳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