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주가는 경기민감주 내에서도 반등폭이 유달리 컸다. KRX 자동차지수는 3분기 들어 이날까지 34.63% 올랐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지수와 KRX 경기소비재지수는 각각 5.57%, 11.27% 오르는 데 그쳤다. 반도체 주가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3분기 들어 D램 가격이 하락하는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한 영향으로 부진했다.
자동차는 지난 4월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은 업종으로 꼽혔다. 주요 글로벌 자동차 공장들이 가동을 중지하고 미국 내 딜러들도 판매 활동 자체를 멈췄다. 하지만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눌렸던 수요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7월 북미지역 자동차 잠정 수출 실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1% 늘어난 20억4900만달러다. 6월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3% 감소했던 수출 실적이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 영향으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728억원으로 3개월 전 전망치(8726억원) 대비 11.48%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831억원에서 4671억원으로 21.9%나 많아졌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수소차 등 미래 성장동력을 갖추는 동시에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까지 겹치며 경기민감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엔 내수로 선방했다면 하반기에는 북미 시장에서 신차 효과가 나타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에서 자동차주가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이날 미국 확진자는 3만5068명을 기록해 9일 연속 5만 명을 밑돌았다. 코로나19 백신 조기 사용 승인 검토 소식까지 전해지며 경기민감주가 움직였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확진자 증가세 둔화로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 그동안 쌓여있던 자동차 재고가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주 상승의 또 다른 동력은 미래차 성장성이다. 현대차 주가가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 주가에 비해 크게 오른 것도 수소차 등 미래차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내 코로나19 증가세 둔화에 따라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자 이동과 관련된 자동차주가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라며 “테슬라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동차업종 전반에 전기차의 성장성을 부여한 것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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