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님, 우연히 SNS에서 만화경을 알게 됐는데, 다른 웹툰 서비스와 다르게 선이 곱고 자극적이지 않은 만화가 많아서 자주보게 되네요. 초심 잃지 마시고 많은 작품 소개해주세요.”
우아한형제들이 1년 전 만든 웹툰 플랫폼 서비스 '만화경'에 올라온 애독자 엽서 문구다. 만화경은 요즘 웹툰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1년 간 만화경 연재 작가의 80%인 56명이 웹툰 작가로 데뷔하는 등 신인 작가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다. 자극적이지 않고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지만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두터운 마니아층이 생겼다.
우아한형제들은 이 앱의 지난 달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는 24만 건, 누적 에피소드는 1000만 뷰를 돌파했다고 26일 밝혔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같은 기간 웹툰 앱의 사용자 실사용율을 분석한 결과 만화경은 국내 40개 정도의 웹툰 앱 중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만화경은 현재 연재작품 31편, 단편작품 25편을 공개했다.
만화경을 찾는 독자 수는 올해 들어 더 늘었다. 지난 7월 방문자 수는 1월의 방문자 수에 비해 113% 늘었다. 만화경은 기존 웹툰에서 인기를 끄는 액션물이나 학원물 대신 드라마, 유머, 로맨스 장르에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이야기를 앞세워 차별화했다는 평가다.
작가들의 창작 환경을 개선해 만족도를 높인 것도 한몫했다. 지난해 콘텐츠진흥원이 조사한 웹툰 작가실태를 보면, 웹툰 작가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연재 마감 부담에 따른 작업 시간 및 휴식 시간 부족’(88.1%), ‘과도한 작업으로 정신적, 육체적 건강 악화’(88.1%)를 꼽았다.
하루 평균 창작활동 시간이 10.8시간으로 8시간을 훌쩍 넘겼고, 주중 평균 창작 활동일 수는 평균 5.7일에 달했다. 만화경은 주 1회 또는 2회 연재하는 다른 웹툰 플랫폼과 달리 격주 연재를 도입해 작가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했다. 또 도서비, 배민 쿠폰, 건강검진, 작가명함 등을 지원해 창작활동에 편의를 제공했다.
만화경 연재 작가 키크니는 “원래 웹툰 작가를 해볼 생각은 없었지만, 격주 연재는 부담이 적어 충분히 다른 일과 병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화경은 만화 작가 지망생들의 등용문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전체 만화경 작가의 80%인 56명이 만화경을 통해 데뷔했다.
김용훈 우아한형제들 만화경 셀장은 “만화경은 지난 1년 간 기존 대형 웹툰 플랫폼과 차별화된 장르, 스토리로 만화경만의 분위기와 독자층을 만들어왔다”며 “작가들에겐 지속가능한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 독자들에겐 다른 플랫폼에선 만나볼 수 없는 만화로 웹툰 시장의 저변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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