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강행' 美 플로리다서 보름간 어린이 9000명 확진

입력 2020-08-26 17:36   수정 2020-09-25 00:32


미국 플로리다주 당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학생들 등교를 강행했다가 보름 동안 약 9000명의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 힐'은 플로리다주 보건 당국을 인용해 "이달 9~24일 15일간 어린이와 청소년 8995명이 코로나19 확진 진단을 받았다"며 "어린이와 청소년 누적 확진자는 4만8730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보건 당국에 따르면 14~17세 연령대 플로리다 청소년 감염자 수는 1만7311명으로, 각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9~24일 신규 확진자 8995명 가운데 5~17세 감염자는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어린이의 코로나19로 입원한 건수도 436건에서 602건으로 늘어났고, 한 명의 어린이 확진자가 사망하면서 총 사망자수는 8명으로 증가했다.

앞서 지난달 플로리다주 당국은 "모든 학교는 8월 말까지 학교를 열어야 한다"고 명령했다. 따르지 않을 경우 예산을 주지 않겠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대부분 학교들이 대면 수업을 재개한 상태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의 찰스 돕슨 판사는 24일(현지시간) 주 당국이 등교 개학을 강행한데 대해 "안전을 자의적으로 무시하는 것"이라며 판결했다. 그러나 플로리다 주정부가 즉각 항소하면서 돕슨 판사의 가처분 판결은 곧바로 보류됐다.

AAP 감염병위원회 부회장 숀 올리리 박사는 코로나19 검사 확대와 더불어 어린이들의 이동 증대를 어린이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사실상 플로리다주의 행정 명령을 비판한 셈이다.

올리리 박사는 "이 바이러스가 어린이들에게 완전히 무해하다고 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미 불과 몇 달 만에 미국에서 90명의 어린이 사망자가 나왔다"고 경고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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