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바비 예측, 이번엔 노르웨이 기상청보다 낫네

입력 2020-08-27 10:09   수정 2020-08-27 10:11


우리나라 기상청 날씨 예보에 불신을 느낀 '기상망명족'들이 주로 찾았던 노르웨이 기상청 등 해외 기상 기관들이 이번 제8호 태풍 '바비' 예보에서는 국내 기상청보다 부정확한 관측 자료를 내놓아 눈길을 끈다.

27일 노르웨이 기상청에 따르면 제8호 태풍 바비는 이날 오전 중 중국 단둥 부근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노르웨이 기상청과 함께 기상망명족들의 입소문을 탔던 체코 기상 애플리케이션 '윈디' 역시 태풍 바비가 중국 단둥 부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우리나라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이날 오전 북한 황해도 인근 연안에 상륙한 후 오는 28일 오전께 중국 하얼빈 부근에서 소멸할 것으로 예보했다. 노르웨이 기상청이 제시한 이동경로가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측보다 서쪽으로 더 치우쳤다.

실제 이날 오전 7시 기준 태풍 바비는 북한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에 상륙했다. 현재는 평양 남쪽 약 100km 부근에서 북상 중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상청은 중부지방 등이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에 '태풍특보'를 해제했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풍속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상청과 달리 평균 풍속만 제시했다. 현재 서울 기준 풍속은 초속 2~4m로 나와 있다. 노르웨이 기상청의 이 정보에 따르면 현재 서울은 선선한 가을 날씨 수준이어야 한다.

반면 우리나라 기상청은 순간 최대 풍속까지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서해안을 중심으로 순간 초속 30~40m, 그 밖이 중부지방에서도 초속 20~30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했다. 서울 기준으로도 30m 안팎의 순간 최대 풍속이 예상됐다. 선선한 가을 날씨와는 거리가 먼 바람세기다.

노르웨이 기상청은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의 수치모델 자료만 제시한다. 윈디 역시 ECWMF에서 활용하는 유럽연합 기상 위성인 EUMETSAT 관측한 자료를 쓴다. 예측 범위가 넓어 지역별 구체적인 예보에는 약점을 드러낸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우리의 기상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에서 받는 자료를 토대로 예보한다. 여기에 한국형 수치예보 모델인 '킴(KIM)'과 영국 수치예보모델 'UM'을 혼용한다. UM은 중장기 예보에 특화된 모델이다. 우리 기상청은 기상예보분석관이 추가로 이 자료를 '해석'해 최종 날씨를 예보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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