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사회간접자본을 생각한다

입력 2020-08-27 17:58   수정 2020-08-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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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 기록적인 긴 장마로 많은 사람이 직·간접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평소 30분이면 되는 출퇴근 시간도 한강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통제되면서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됐다. 직원들의 지각 사태가 속출했고, 거래처와의 약속 일정도 꼬이게 됐다. 비로 인한 교통 불편을 겪으면서 새삼 그동안 당연시했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오래전 방문했던 목적지를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전에 가던 도로가 아니라 다른 경로를 알려주곤 한다. ‘이 도로가 언제 생겼지?’ ‘이 도로로 제대로 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함께 목적지로 향하기도 했다. 이렇게 최근에 건설된 도로뿐만 아니라 공항, 지하철, 고속철도, 통신 등 국가에서 10년 이상 장기계획을 갖고 구축하는 공공재적 서비스가 상당히 많다. 이런 서비스 덕분에 진전된 문화생활과 편안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셈이다.

통신 및 기술의 발달로 스마트폰을 통해 무료로 화상통화를 하기도 하고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다자간 전화 화상회의를 하기도 한다. 이제는 사무실을 비우고 장기 해외출장을 가더라도 전자결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결정의 시간 지연을 못 느끼기도 한다.

물류 및 사람의 이동을 촉진하는 사회간접자본뿐만 아니라 정보의 원활한 흐름을 돕기 위한 통신 등에도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인프라 구축 덕분이다. 누구나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움직이는 도서관과 같다. 인터넷 포털뿐만 아니라 검색사이트를 통해 그동안 인류가 쌓아 올린 대부분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이제 스마트폰은 오장육부 같은 신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이 많아지고 용량도 증가하면서 다양한 동영상으로 제작된 콘텐츠의 생성 및 유통도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됐다. 영상 콘텐츠의 증가로, 1인 미디어의 발달로 ‘인플루언서’로 불리는 개인이 글로벌하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 영향력을 바탕으로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통한 K팝의 해외 진출 도화선이 됐다면, 방탄소년단(BTS)은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를 통해 세계 홍보가 가능한 시대에 최대 수혜자가 되기도 했다. 국가가 이미 확충한 사회간접자본에 대응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도 하고, 거꾸로 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켜 주기 위해 사후적으로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하기도 한다.

지금의 우리 기업들이 확보한 경쟁력은 과거 10년 이상 이전에 계획해 구축한 사회간접자본을 잘 활용한 측면이 강하다. 앞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꾸준히 나오기 위해선 10년 이상 앞을 내다보는 꾸준하고 적극적인 사회간접자본 확충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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