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도시 포항이 달라졌다…바이오·신소재 기업 '밀물'

입력 2020-08-27 17:48   수정 2020-08-28 02:46


철강산업의 도시 경북 포항으로 바이오·정보기술(IT)·헬스케어·신소재 분야의 기업이 몰려들고 있다.

포항시가 3년 전부터 철강산업을 대체할 특화 신산업으로 바이오·나노·신소재와 인공지능(AI) 분야를 지정해 신기술 창출과 사업화 등을 지원하면서 관련 생태계 구축에 나선 덕분이다. 시의 노력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도 기업 유치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포항시는 강소연구개발특구 배후 단지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입주할 8개 업체와 451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협약을 맺었다고 27일 발표했다. 유치 기업 가운데 바이오 신소재 전문기업인 에이엔폴리(대표 노상철)와 원소프트다임(대표 이대호), 바이오컴(대표 류봉열)은 포스텍에서 연구소기업이나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이너센서(대표 강문식), 이브이에스(대표 이득진), 휴비즈아이씨티(대표 심희택)는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아이언박스(대표 오상택)는 포항 국민안전로봇실증센터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장종용 시 투자기업지원과장은 “코로나19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인데도 포항에서 스타트업 또는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7개 기업이 타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고 포항에 재투자하는 기업 투자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바이오·신소재 분야와 연관된 첨단과학 연구개발(R&D)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다. 교수진과 대학원생 등 30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포스텍과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연구소, 막스플랑크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6월에는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을 기술핵심기관으로 강소연구개발특구도 지정했다. 특구는 포항테크노파크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를 배후 공간으로 두고 있다.

포항시가 실시한 지난 1차 분양 땐 포스텍의 벤처기업으로 식물 기반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앱(대표 손은주),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개발 업체인 한성재단(이사장 한성재),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HMT(대표 노준택) 등이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입주를 확정했다. 한미사이언스(대표 임종윤)는 300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앱과 그린 바이오 신약개발 플랫폼, 혁신적인 생산 공정 도입에 나서기로 했다.

포항시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그린백신 생산과 항원·항체 치료제, 식품·화장품 첨가물, 기능성 신소재, 생촉매 등을 사업화하는 식물백신기업 지원 시설과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지식산업센터 등 관련 시설을 집적화하기로 했다. 북구 흥해읍 대련리·이인리 일원에 148만㎡ 규모로 조성 중인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2024년까지 250개 바이오·신소재 분야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5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강소특구에서 실험실 창업을 한 스타트업이 벤처밸리와 지곡밸리에서 사업화를 하고, 영일만과 블루밸리 산업단지에서 제품 개발과 양산에 들어가는 선순환 공급 체인을 구축해 포항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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