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메모리 상장해도 SK하이닉스 지분 14%대…3대주주 길텄다

입력 2020-08-28 08:44   수정 2020-08-28 12:31



SK그룹이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털과 공동 인수한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업체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가 상장(IPO)으로 조달하는 자금이 853억엔(약 9536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중국 서안공장에 추가 투자하기로 한 금액(약 8500억엔)의 10분의 1에 그치는 규모여서 기업공개를 '타도 삼성'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보유 중인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지분 14.3%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는 전날 기옥시아의 상장을 승인했다. 오는 10월6일 도쿄증시에 상장한다. 주당 공모가격은 3960엔으로 공모가격 대로 상장을 완료하면 시가총액 2조1300억엔이 된다. 올해 도쿄증시의 최대 기업공개(IPO)다.

기옥시아의 주주는 베인캐피털(56.2%), 도시바(40.6%), 호야(3.1%)등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주주들은 구주를 약 20%씩 매각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구주매출이 이뤄지면 상장 후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베인캐피털(47.8%), 도시바(32.0%), 호야(3.1%) 순으로 줄어든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의 파트너로서 CB 7740만주를 갖고 있다.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은 14.96%다. 아직 보통주로 전환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주 매출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옥시아의 지분을 장기 보유할 계획이기 때문에 구주 매출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신 베인캐피털 펀드 출자분은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에 총 3950억엔을 투자했다. 2660억엔은 베인캐피털의 펀드에 출자했고, 1290억엔은 CB 형태로 투자했다.

도쿄증시 공시에 따르면 관심을 모았던 일반 공모물량은 2156만주로 정해졌다. 현재 발행주식수(5억1750만주)의 4.2%에 불과하다. IPO를 통해 기옥시아 회사로 들어오는 자금은 853억엔에 그친다.

이 때문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PO로 조달한 자금을 대규모 설비투자로 연결시켜 업계 1위 삼성전자를 잡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진단했다. 기옥시아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와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신공장 건설 계획을 갖고 있지만 반도체 공장 1동을 새로 짓는데는 수천억엔이 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작년 말 중국 서안공장에 추가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금액만 8500억엔이다. 한국 공장의 신규 라인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영국 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35.9%로 19.0%인 기옥시아에 두 배 가까이 앞서 있다.

신규 공모물량이 줄어든 것은 베인캐피털-SK하이닉스 연합이 보유지분 희석과 물량 확대에 따른 주당 가치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결과적으로 PEF 운영사인 베인캐피털과 낸드플래시 업계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IPO를 통해 삼성전자를 추격하려던 기옥시아의 발목을 잡은 구도가 됐다.

반면 신주 물량이 극히 적은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상장 후에도 14%대의 지분을 유지하게 됐다. 상장 후 SK하이닉스가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14.3%의 지분을 확보해 호야(상장후 3.1%)를 누르고 3대 주주가 된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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