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넨바이오는 “서울대 바이오이종장기개발사업단이 무균돼지의 췌도를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내용의 연구자임상 시험계획(IND)을 지난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임상시험은 제넨바이오와 이종장기사업단의 위탁연구기관으로 참여한 길병원이 함께 수행한다. 제넨바이오는 지난해 7월 이종장기사업단 참여기업으로 협약을 맺고 국책연구사업인 이종장기개발사업에 참여하기로 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길병원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과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한 뒤 6개월간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췌도는 이자에 있는 내분비세포 조직이다. 인슐린을 합성해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가 정상적으로 생산되지 않아 발생한다. 이번 임상이 IND 승인을 받게되면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이종이식학회(IXA) 등 국제 기관의 기준을 준수한 세게 최초의 이종 장기이식 연구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동안 미국, 중국, 러시아에서 임상시험을 통해 이종 췌도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사례는 있지만 국제 임상 기준을 충족한 건 아니었다.
이 임상은 제1형 당뇨병 환자 2명을 대상으로 무균돼지의 이종췌도를 이식한 뒤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장기 이식후 2년간 추적관찰을 하며 이상 반응 및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임상시험책임자로는 한국당뇨협회 회장인 김광원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가 선정됐다.
제넨바이오는 이번 임상에서 이종췌도세포의 분리와 제품화를 담당한다. 이 회사는 안전하고 신속한 임상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길병원에 이종췌도 세포치료제 제조소를 구축했다. 김성주 제넨바이오 대표는 “현재 제1형 당뇨병 치료에 사용되는 인슐린 요법은 저혈당 쇼크로 인한 위험과 합병증 우려가 있어 췌도 이식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며 “기증 장기가 만성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종이식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넨바이오는 유전자 편집기술을 활용해 이종이식 거부 반응을 최소화한 형질전환돼지 관련 이종이식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면 경기 평택시에 6600여㎡ 규모로 조성한 연구개발시설에서 파생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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