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의 여성 펀드매니저들이 남성보다 더 좋은 투자수익률을 올렸다. 여성 펀드매니저들이 선호한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 등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의 500대 뮤추얼펀드의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매니저 이상 직급 중 3분의 1 이상이 여성으로 구성된 뮤추얼펀드가 올 들어 올린 수익률이 남성 매니저만 고용한 뮤추얼펀드보다 1%포인트 높았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성별에 따른 펀드운용 수익률의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 유독 펀드매니저의 성별에 따른 운용성과의 격차가 나타난 이유는 테슬라 등 기술기업에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 매니저들은 올해 테슬라를 비롯한 기술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남성 매니저들은 금융주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골드만삭스는 주장했다. 테슬라 주가가 올 들어 400% 이상 급등하는 등 기술기업의 주가는 올해 치솟았지만, 미국 은행 등 금융기업의 주가 상승률은 S&P500 지수 구성업종 중 두번째로 저조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미국주식 수석전략가는 “위험조정 수익률 기준으로도 여성 매니저의 운용성과가 남성을 앞질렀다”며 “기술기업 투자가 올해 성별에 따른 운용수익률의 차이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자산운용업계에서 여성 인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골드만삭스의 조사대상이 된 뮤추얼펀드 중 3%만이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이 운용하는 자산은 전체의 2%에 그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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