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3월 악몽' 재연?…30명 중 29명 교회發 집단감염

입력 2020-08-30 15:42   수정 2020-08-31 01:57

대구에서 152일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명 나왔다. 대구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단계 격상 등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299명 늘어 1만9699명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 밑으로 내려간 것은 25일 이후 닷새 만이다. 서울 116명, 경기 80명, 인천 13명 등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209명으로 전체의 70%였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도심 집회 등으로 확진자가 전국에서 꾸준히 늘었다. 30일 낮 12시 기준으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018명, 광복절 집회 관련 감염자는 307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무한구룹(72명), 서울 구로구 아파트 및 금천구 축산업체(35명), 노원구 빛가온교회(20명), 경기 남양주 참사랑요양원(18명) 등에서 집단 발병이 이어졌다.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경로 불명’ 비율은 21.5%다. 국내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17~29일 방역당국에 신고된 확진자 4381명 가운데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942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교회 식당 카페 체육시설 등 우리 일상 곳곳에서 감염 전파 고리가 생겼고, 최후의 방어선이라 생각하는 의료기관과 요양시설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이 엄중한 위기 상황이라는 의미다. 정 본부장은 “지원팀을 강화해 대응하고 있지만 역학조사가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n차 전파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야 한다”고 했다.

대구에서는 동구 사랑의교회에서 감염자가 쏟아졌다. 29일 신규 확진자 30명 가운데 29명이 사랑의교회 신도들이다. 시는 이 교회 신도인 수성구 관내 중학교 학생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자 역학조사로 이 학생이 부모와 함께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교회 신도 중 확진자는 현재까지 34명이다. 교회 확진자 34명 가운데 22명은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사랑의 교회는 23일과 26일 대면 예배를 했고 명부 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위반해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박상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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