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따질 때가…" 콧대 높은 백화점도 '배달의 민족'

입력 2020-08-31 13:15   수정 2020-08-31 13:23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지훈(38·가명)씨는 최근 백화점 식품관에서 빵과 과자를 배달시킨다. 빵을 좋아해 평소 백화점 식품관을 즐겨 찾던 김 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나들이를 기피하다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현대백화점 식품관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식사와 간식용으로 빵과 구움과자류를 주로 많이 산다"며 "오전에 주문하면 저녁시간에 받을 수 있어 좋지만 품절이 잦은 경우가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중요한 모객 요소였던 식품관에 배달 서비스를 시범 도입하고 있다.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시작하며 백화점 전문 식당가나 델리 브랜드 매장에서 바로 조리한 식품을 집으로 배달해주는 '바로투홈' 서비스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현대백화점 점포 인근 3km 내 지역 대상으로 원하는 식품을 1시간 내로 배달해준다. 현대백화점은 해당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무역센터점에서 선보이고, 추후 판교점 등 수도권 점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무역센터점 인근 거주 주민들은 해당 점포 식당가에 입점한 50여 개 브랜드의 즉석 조리식품을 편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서비스의 일환으로 현대백화점은 포털공룡 네이버가 개편한 '네이버 장보기'에서 식품관의 상품 100종 가량을 판매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의 경우 서울시 및 성남시 전 지역에 대해 낮 12시 주문상품에 한해 당일 오후 7시까지 배달해준다.

손성현 현대백화점 온라인식품담당(상무)은 “백화점 식품관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보다 많은 고객들이 접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도 다음달부터 압구정동 명품관의 식품관 고메이494에서 배달서비스 '김집사블랙'을 시작한다.

심부름 앱(운영프로그램) 김집사를 운영하는 달리자와 손잡고 다음달부터 갤러리아 명품관 반경 1.5㎞ 내 아파트 거주 고객에게 식품관 제품과 입점 식당의 음식 등을 배달해준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3개월간 시험 운영(파일럿 테스트) 후 고객 반응에 따라 서비스 지역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소비의 축이 온라인 중심으로 전환된데다 코로나19로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상반기 해당 앱 주문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급증한 바 있다.

다만 롯데·신세계 백화점은 현 시점에서는 자사 식품관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관은 모객 효과가 높아 꾸준히 연관 구매를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됐다"며 "배달로 인해 백화점을 찾을 이유가 없어지면 되레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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