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4개 대학병원 교수진들이 보건복지부 전공의 근무실태 파악에 항의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보건복지부가 31일 비수도권 지역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현장조사를 실시하자 경북대병원 교수 79명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1층 로비에서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코로나 시국에 밀어붙이는 4대 악법' '하루 파업에 내려진 전공의 면허 취소' '피 같은 건강보험 불명확한 한약 급여' '국민 혈세 남발하는 지역이기주의 공공의대' 등의 내용을 적었다.
김상걸 경북대 의대 교수회 의장(칠곡경북대병원 외과 교수)은 "(파업) 빌미를 제공한 건 정부"라며 "잘못된 정책을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많은 문제가 예상됨에도 밀어붙이는 것에 전공의들이 문제를 제기한 건 교수로서 봤을 때 정당하다"고 했다.
이어 "병원 진료 공백이 없었는데 범죄자 취급하고 고발을 위협하고 실제로 고발하는 건 굉장히 가슴 아프고 과도하다"면서 "(전공의에게) 어떤 처벌이 가해진다면 전국 모든 대학과 연대해 합법적인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보건복지부 관계자 2명은 오전 11시경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한 명과 경북대병원을 방문했다.
교수들은 이들이 의과대학 건물 2층 접견실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이동해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정부 관계자들은 오후 12시42분께 접견실에서 나와 현장을 떠났다.
한 교수는 "교수 여러분 저희 전공의 제자, 전임의 제자들이 울고 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같은날 계명대 동산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앞에서도 교수 60여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피켓에 '수련 포기 고발되는 이 나라는 정상인가' '제자들은 그냥 두고 교수부터 고발하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영남대병원에서도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방문한 오후 2시께 교수 40여명이 피켓 시위에 나섰다.
같은 시각 대구가톨릭대병원 교수 70여명도 '돈 없어 의사 줄이더니 논의 없이 의사 늘려?' '최신항암 비급여에 한약급여 웬말이냐' '중요한 건 여건이다'는 내용 등을 담은 피켓 시위를 했다.
반면 정부는 이날부터 비수도권 수련병원 응급실·중환자실 10곳에 대해 3차 현장조사를 하고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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