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일 5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대비로는 0.37% 올랐지만 하반기 고점(7월 29일 5만9000원)에 비해서는 8.14% 하락한 가격이다. 개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전체 상장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1조8835억원어치 사들였다. 그 전달 1조968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가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개인이 삼성전자를 다시 사들인 건 파운드리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7일 IBM은 “삼성전자에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을 위탁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인텔이 “초미세설계 반도체 생산을 외부에 위탁할 수 있다”고 했다. 초미세설계 파운드리를 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개인과 달리 기관·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를 1조1066억원, 7964억원어치씩 팔았다. 이들의 동향은 반도체 가격과 관련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7월 6.8% 하락한데 이어 8월에도 4.4% 떨어졌다. PC용 D램, 2D 낸드플래시 가격도 두달간 각각 5.3%, 6.7% 하락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율 조정 등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IBM 파운드리가 삼성전자 실적에 당장 큰 보탬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점은 내년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인텔의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 갈 수도 있다”며 “이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에 반영하는 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의 판매가 개선되면서 하반기 삼성전자 실적이 예상 밖으로 선전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최근 KB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7만2000원에서 7만5000원으로 올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판매에 힘입어 3분기에 10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약 2년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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