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은행채 발행액은 118조4100억원으로, 전년 동기(90조1800억원) 대비 31.1% 증가했다. 연도별 같은 기간 기준으로 1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새로 썼다. 연간 총 발행액도 가뿐히 작년 수준(134조91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말 약 8조원이었던 은행 CD 발행 잔액이 올 8월 말 14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금융당국이 은행 예대율 산정 과정에서 CD를 예수금의 1%까지 인정해 주기로 하면서 나타난 변화다.
은행권이 공격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은 최근 연이은 자금 유출로 인한 자산 건전성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은행은 올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은 기업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데 대규모 자금을 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예금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약 955조원으로, 작년 말(869조원) 대비 86조원 증가했다. 가계 대출 잔액(936조원) 또한 올 들어서만 48조원가량 늘었다.
금리 하락으로 예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변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약 707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9조원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변화에 은행 건전성 지표는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은행들의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은 103%로, 코로나19가 대유행 국면에 돌입한 지난 3월 말(112%)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LCR은 앞으로 한 달간 예상되는 순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현금화가 쉬운 자산)의 비율이다.
최근 금융위가 LCR 최저 권고치를 100%에서 85%로 낮추는 규제 완화의 종료 시점을 이달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연장하며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유동성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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