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헤서웨이 회장이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일본 열도가 충격을 받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퇴하면서 동요했던 일본 증시는 버핏의 투자소식에 더욱 놀랐다. 버핏은 최근 미국 항공주를 전량 매각했고 은행주에도 도전했지만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버핏이 이런 와중에 '일본주식회사의 글로벌 투자 담당'인 종합상사에 투자한 건 논랄만한 일이자 새로운 시도다. 일본 언론에선 '투자회사가 투자회사를 샀다'라는 소리도 들린다. 버핏은 왜 일본 종합상사 주식에 투자했고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들 종합상사들이 2000년대들어 자원개발로 고수익을 창출했지만 2016년 이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수익창출 품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LNG도 전력수요의 급감으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자원개발 사업에 적극 참여했던 미쓰비시 상사와 미쓰이 물산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쓰비시 상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67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1245억엔이 줄어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호주석탄사업과 LNG사업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중국 시장의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각국 정부의 양적 완화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 더 중요하게 작용했다. 더구나 최근 미 중앙은행(Fed)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면서 원자재 수요가 계속 늘고 원자재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원자재가격은 금리가 낮고 인플레 상황에서 더욱 오르는 건 물론이다.
바로 이 부분을 버핏이 주목했다는 데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이클 매켄지 FT 컬럼니스트는 "버핏이 이런 금융시장 변동과 원자재 가격의 상호 관계를 주목하면서 원자재 사업에 강한 일본 무역 상사를 쳐다봤다"고 설명한다. 벅셔 해서웨이는 이미 세계 최대의 금광산을 보유한 배릭골드 지분을 지난달 인수할만큼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가졌다.
이와관련 니케이산업신문은 "버핏은 이미 다비타헬스케어 주식을 매입하는 등 의료 헬스케어에 폭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미쓰이물산등 일본 종합상사들이 의료 복지 분야에 뛰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협력할 여지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 벅셔 헤서웨이가 가진 금융이나 에너지 금속가공 업체 등과도 제휴할 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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