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 100(Hot 100)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연내 기업공개(IPO)를 계획 중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이 새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핫 100 1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 정상에 이어 '핫 100' 1위에 오른 최초의 한국 가수가 됐다.
'강남스타일'로 2012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핫 100 차트 7주 연속 2위에 머무르며 1위 고지의 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정상의 자리에는 오르지 못했다.
방탄소년단의 핫 100 1위 소식에 포털사이트에는 방탄소년단 관련주가 떠올랐다.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의장은 지난 13일 유튜브 기업설명회에서 오는 10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와 신규 아이돌그룹 데뷔를 예고했다.
방 의장은 단순 기획사가 아닌 명실상부한 ‘콘텐츠 파워하우스’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빅히트는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시름하는 가운데서도 올해 상반기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실적 잠정집계 결과 매출은 294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97억원을 기록해 상반기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것.
방 의장은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방탄소년단(BTS) 월드투어 일정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빅히트가 추구하는 콘텐츠와 팬이라는 본질에 집중한 결과 여러 영역에서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실적 측면에서는 지난 5월 합류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가 쏠쏠한 역할을 했다. 빅히트에 따르면 BTS뿐 아니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 등 가온 앨범 차트 100위 판매량의 40% 가량를 빅히트 레이블이 차지했다.
빅히트는 무엇보다 가수들의 공연이나 음반 등 직접 참여형 사업보다 IP(지적 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웹툰이나 소설, 온라인게임, 캐릭터 상품 등 간접 참여형 사업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강조했다.
윤석준 빅히트 공동대표는 “아티스트 간접참여형 사업을 꾸준히 시도한 결과 2017년 전체 수익의 22.3%를 기록했던 간접 참여형 수익 비중이 지난해 45.4%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빅히트는 오는 10월 BTS의 공연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온·오프라인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이랜드’를 통해 결성될 그룹도 올해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2021년엔 걸그룹, 이듬해인 2022년엔 또 다른 보이그룹을 런칭해 아티스트 라인업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같은 장기 프로젝트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군입대에도 빅히트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하는 요인이다.
빅히트는 JYP엔터에서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방시혁 대표가 2005년 설립한 회사로 방 의장이 지분의 43.4%를 보유하고 있다.
빅히트는 에스엠(041510)과 YG엔터(122870), JYP Ent.(035900)등 연예 기획사들이 코스닥에 입성한 것과 달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 출사표를 던졌다.
BTS 관련주로 넷마블과 디피씨, 초록뱀, 키이스트 등이 주목을 끈다. 넷마블과 디피씨의 경우 방탄소년단 회사인 빅히트 지분을 갖고 있다.
1일 오전 9시2분 현재 디피씨는 전 거래일보다 2400원(12.63%) 급등한 2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디피씨의 자회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주요 주주다.
빅히트와 함께 BTS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는 초록뱀미디어도 전일 대비 165원(10.31%) 오른 1765원에 거래되고 있다.
키이스트 주가도 650원(4.42%) 오른 1만5350원에 거래 중이다. 키이스트는 일본 자회사 디지털 어드벤처가 BTS와 일본 매니지먼트 전속 계약을 맺고 사업 중이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빅히트에 대한 주권 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에 적격 판정을 내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빅히트의 현재 기업 가치는 최소 3조원 이상. 국내 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3사(SM·JYP·YG)의 시가총액 합산(약 3조원)에 육박한다. 상장을 추진하는 회사는 예비심사 결과를 통지받은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신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빅히트는 연내 상장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차근차근 진행중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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