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고용 인력은 총 3만7584명(6월 말 기준)이다. 국민연금 가입자 수 기준이다. 국내에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1일 쿠팡에 따르면 상반기 고용 증가 규모로는 국내 모든 기업을 통틀어 1위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 7월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 기준 올 2월부터 6월까지국내 500대기업이 1만 1880명의직원을 줄인 반면, 쿠팡은 올 상반기 1만 2277명의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했다. 또 국내 유통기업 44개사에서 같은 기간 2519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쿠팡측은 이에 대해 "올해 들어 유통업계 전체 감소 수의 약 5배일자리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쿠팡의 일자리 창출에는 쿠팡의 배송직원인 쿠친(쿠팡친구)의 증가도 큰 몫을 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쿠팡은 지난 7월말 쿠친 1만명돌파를 알리며 배송직원의 명칭을 쿠팡맨에서 쿠친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쿠팡의 배송직원인 쿠친은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택배기사와는 달리 쿠팡이 직접 고용하는 쿠팡 직원으로 주5일근무와 함께 연차 15일을 포함한 연 130일 휴무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착한 기업’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얼마 전엔 코로나 방역 비용으로만 5000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거대한 실물 인프라”라며 “인적 투자가 필요 없는 다른 IT기업들과 달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이 특별한 고용 창출없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싹쓸이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대응임을 알 수 있다.
최근 쿠팡에 입사하는 쿠친들은 20,30대 사회 초년생들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택배 기사로 일하다 쿠팡의 정직원으로 입사하는 일도 상당하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시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예술인들도 쿠친을 새로운 직업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1990년대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일자리 최후의 방어선은 아파트 공사 현장이었다. 대학생들은 학비를 벌러 방학을 이용해 공사장에서 모래를 퍼 날랐다. 일자리를 잃은 가장들이 호구지책으로 공사 현장을 택하곤 했다. 그보다 더 전에는 구로공단에 가면 언제든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제조업이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시절이다. 쿠팡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으로 부상한 걸 보면서 국내 일자리의 미래를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