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람 커밍아웃"…與 인사들, 홍남기에 도 넘은 비판

입력 2020-09-01 11:16   수정 2020-09-01 11:29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여권 인사들이 비난의 발언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앞서 홍 부총리가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 100번 지원도 괜찮다고 한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고 "책임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추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홍 부총리에 대한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진성준 의원은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론에 대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며 '철이 없다'는 미래통합당 임이자 의원의 질의에 맞장구를 쳤다. 참으로 경솔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며 "언행에 신중하길 바란다"고 했다. 진 의원은 홍 부총리에게 "(통합당의)분별없는 비난에 동조할 일이겠냐"고도 했다.

홍 부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난지원금을 30만원 씩 50번,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국가부채비율에 도달하지 않는다'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책임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을 이 지사 주장대로 지급하려면 1500조원이 필요하다.

홍 부총리의 발언은 이 지사 주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임이자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이 과정에서 나왔다. 임 의원이 "철없는 발언이죠"라고 지적하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동의했다. 홍 부총리는 "자칫 잘못하면 국민에게 오해 소지를 줄 수 있는 발언"이라고도 비판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의 공동대표를 지낸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홍남기 부총리가 주술에 빠진 것 같다"며 "박근혜 정부 4기 수장의 커밍아웃인가"라고 했다. 이어 "경제 이론적으로 이재명 지사의 발언에 문제는 없다"고 이 지사를 거들었다.

당사자인 이 지사 역시 "통합당 주장에 동조했다"며 각을 세웠다.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사사건건 정부 정책 발목 잡고 문재인 정부 실패만 바라며 침소봉대 사실 왜곡 일삼는 통합당이야 그렇다 쳐도 정부 책임자인 홍남기 부총리께서 국정 동반자인 경기도지사의 언론인터뷰를 확인도 안 한 채 '철이 없다'는 통합당 주장에 동조하며 책임 없는 발언이라 비난하신 건 당황스럽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 시절 문재인 대통령에게 추천한 인물이다. 당시 청와대는 홍 부총리 인선 배경에 대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지속된 이낙연 총리의 주례보고에 배석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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